얼마 전 <정책공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유산들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키기에 나선 대학생들이 있다고 합니다.
문화재청은 국가브랜드위원회,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함께 지난 7월 4일 창덕궁 부용지 영화당에서 ‘청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킴이단’(이하 지킴이단)의 발대식을 가졌는데요.
문화재청은 개청 50주년을 맞이해,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종묘, 공주·부여역사유적지구, 고창고인돌, 안동·하회마을 등 각 지역의 세계유산을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이를 통해 우리 문화유산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청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킴이단'을 처음 발족하게 되었답니다.
<청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킴이단들, 앞으로 우리의 훌륭한 세계유산을 널리
알리고 지켜 주세요! 사진 출처: 문화재청>
지킴이들의 활동, 궁금하시죠?
지킴이단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청소년 교육문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문화재사랑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권 ‘종묘팀’을 통해 같이 한 번 들여다 볼까요?
"하면 할 수록,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종묘팀의 단원들은 6일 이른 아침, 종묘에서 만나 진설(궁에서 제사를 지낼 때, 음식을 법식에 따라 상위에 차려 놓는 것)하는 법부터 배웠습니다. 이어 임금, 영의정, 좌의정의 옷을 입고 제를 올리는 체험을 했는데요. 제사를 지내기 위해 단원들은 제기도 함께 운반했습니다.
제기를 운반하며 그 무게가 천차만별임을 의아하게 여긴 단원들이 이유를 묻자 지도를 맡은 김영남 강사는 “왕마다 제기를 따로 쓰는데 무게가 곧 왕의 권력을 나타낸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제가 끝난 후에는 선대왕을 기리는 마음으로 제기를 닦고 정리하는 봉사활동도 빼놓을 수 없겠죠.
<태릉에서 왕릉을 둘러보는 ‘종묘팀’ 단원들. 종묘팀 단원들은 시대별 능의 변화 모습과 능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시뮬레이션 영상 관람 후 능을 둘러봤습니다.>
이날 종묘에서 좌의정 옷을 입고 제를 지내서, 팀 내에서 ‘좌의정’이라는 별칭을 얻은 김현정(22·한림대)씨는 “처음 시작할 때는 이 프로그램이 형식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2박3일 동안 여러 가지 답사와 체험을 하면서 프로그램 내용이 좋아서 놀랐다”고 감탄하기도 했어요.
이어 김씨는 “이번 캠프 동안 우리의 세계유산인데 우리나라 사람보다는 외국인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며 “우리 유산을 제대로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단원 맹유진(22·한림대)씨는 “이번 캠프에 오기 전에는 종묘 앞을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지나다니기만 하고 안에 들어가 볼 생각은 안했다”며 “이런 기회가 생겨 전문가들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고 했는데요.
그는 또 “영의정, 좌의정, 왕의 복장을 하고 진설하는 방법도 배우고, 제기 닦기 등 일반인들은 할 수 없는 체험을 직접 해 볼 수 있어서 더욱 뜻깊었던 것 같다”며, “하면 할수록 자신들이 맡은 임무인 ‘세계유산 지킴이’를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인도에서 온 유학생도 “종묘제례악 인상적”
단원들 가운데에는 외국인도 보였는데요. 누구보다 집중해 설명을 듣고 있는 인도인 선저이 꾸마르(24·강원대)씨였습니다. 국립 국제교육원 학생으로 한국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한국에 관심이 많아 한국의 문화유산을 느끼고 배우려고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킴이’에 지원하게 됐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습니다.
<태릉 답사 전 단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강사로부터 태릉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꾸마르씨는 “특히 제를 올릴 때 음악(종묘제례악)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했는데요. "한국의 문화유산이 힌두교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면서 “이러한 점을 내세워 한국이 한류와 같이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을 세계적으로 교류하기 위해 좀 더 힘썼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또 앞으로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의 세계유산을 많이 알릴 계획이라고 했는데요. 외국인이 한국의 문화유산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되었습니다.
종묘에서 진설체험을 마친 단원들은 곧이어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태릉을 탐방했는데요. 태릉에 도착한 단원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시대별 능의 변화 모습과, 능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시뮬레이션 영상을 관람했습니다.
부지런히 능에 대해 공부하는 동안 사진 촬영도 빼먹지 않았는데요. 태릉은 울창한 나무와 푸른 잔디밭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거든요. 단원들은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능으로 올라갔습니다.
종묘팀의 팀장 신명환(22·한림대)씨는 “저희는 ‘종묘’ 팀이지만, 저희 팀의 목적은 문화재와 역사에 대한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내는 것이에요. 저희는 체험 교구나, 학습 만화 등으로 일반인들의 관심을 많이 끌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종묘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보다는 일본인, 중국인들이 많았다”면서 “왜 이렇게 좋은 문화가 관심을 못 받을까,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홍보를 해야 할까, 고민을 하게 됐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이어 “문화유적지 체험의 경우 관람시간 등이 제한적이어서 일반인들이 체험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 같다”며 “이런 체험을 영화관에 가는 것과 같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교육 문화’로 만들고 싶다”는 바램도 잊지 않았습니다.
연말까지 자율활동… 우수활동팀 시상도
김영남 강사는 “종묘에서의 체험으로 지킴이들이 앞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킴이’로서의 활동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지킴이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원들은 태릉 탐방을 끝으로 2박3일의 ‘문화재사랑 캠프’ 일정을 마무리 지었는데요. 캠프가 끝난 후에는 2~5명씩 팀별로 사전에 작성한 활동계획서에 따라 대상 문화재별 특성에 맞는 홍보, 환경 개선, 연구 활동 등의 활동을 연말까지 자율적으로 시행하게 됩니다.
우수 활동팀에 대해서는 브랜드위원장상, 문화재청장상 등이 수여되는데요, 청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킴이의 향후 활동 내용, 행사 일정 등에 관한 정보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